신학산책

창세기 1-3장에 해당하는 Q/A

V.D.M. 이스데반 2019. 3. 12. 16:54

어떤 분에게서 카톡으로 몇 가지 질문을 받았는데, 그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아래에 붙여봅니다.

 

1. 많은 동물 중에 왜 뱀이 하와를 유혹했는가?

뱀은 하나님이 지으신 들 짐승 중에 가장 간교하다고 하였습니다(창3:1). 좋게 말하면 상당히 영특하다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교활하다는 것입니다. 태초에 지음 받은 상태에서 뱀이 그 나름대로 하나님이 지으신 가운데 아름답고 보기 좋았을 것은 틀림없습니다. 이런 중에 사탄은 뱀의 영특성을 알고 있던 까닭에 뱀을 활용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른 동물 보다 뱀이 자신의 속임수를 사용해서 사람에게 접근하기에 용이한 것으로 보았을 것으로 충분히 짐작하는 것입니다. 뱀은 그 자체로 하나님이 지으신 대로는 보기에 좋았지만, 사탄의 도구로 활용되면서 교활한 동물로 창세기 3장에서 등장하는 것입니다. 사탄이 뱀을 활용할 수 있는 권한을 하나님이 허용하셨다고 봐야 하는 것이죠. 결론적으로 뱀은 창조시의 모습은 그대로 좋았던 것이지만, 뱀이 사탄을 활용할 수 있는 권한을 받고 자신의 도구로 활용하면서 뱀의 간사함이 악한 방식으로 드러나게 된 것이라 봅니다. 모순이라 할 만한 점은 없는 것이죠.

 

2. 뱀의 행동이 하나님의 계획에 포함되었는가?

이 세상에 일어나는 일은 하나님의 작정을 벗어나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 어떤 것 하나도 하나님의 작정을 벗어나면 그 순간 하나님은 온 우주의 통치자로서의 권세를 잃어버립니다. 사탄이 뱀을 사용하게 된 것도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작정 속에 있었던 것입니다.

 

3. 뱀과 사탄을 동일 존재로 보는가?

관점에 따라 달리 봅니다. 적어도 창세기 3장에서 뱀은 사탄의 도구로 활용된 것으로 등장합니다(3:1). 이런 경우 뱀과 사탄은 다른 존재입니다. 뱀은 그 자체로 순수한 동물이고 사탄은 영적인 존재이죠. 그러나 사탄이 뱀의 모양을 가지고 잠시 등장한 것으로 본다면 사탄을 곧 뱀이라고 할 수 있는 셈입니다. 뱀은 말하자면 사탄에게 자주 적용되는 형상 또는 이미지라 하겠고, 그런 의미에서 뱀을 사탄이라고 성경에서 종종 언급합니다. 그러나 사탄(타락한 천사)은 영적인 존재로 형상이 없다는 점을 항상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4. 악한 일 역시 하나님의 계획인가?

악은 그 자체로 악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선하십니다. 선하신 하나님이 악을 선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께 악은 여전히 악일 뿐입니다. 그러나 악이 존재하는 것은 하나님의 선하심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 점에서 이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악한 일은 그 자체로는 여전이 악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영광에 기여하게 됩니다. 이 세상이 일어나는 일은 그것이 선한 일이든 악한 일이든 하나님의 작정과 섭리를 벗어나서 발생하지 않습니다. 

 

아래의 '저의 스승' R. C. 스프로울 목사님의 설명을 또한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단지 악을 허용하신 것만이 아니라, "어떤 점에서 보면" 악이 있도록 미리 정하셨다. 기억하라. 악은 여기에 있지 않았을 것이다. 하나님이 그분의 전능하심 가운데 악이 있도록 미리 정하지 않으셨다면 말이다. 하나님은 아담이 자신이 책임을 져야할 죄를 범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 그리고 하나님은 죄를 짓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셨다. 하나님이 막을 수 있는 것을 막지 않은 것이라면,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하나님은 그것을 미리 정하신 것이다. 악은 악이다. 선은 선이다. 악을 선이라고 하고 선을 악이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악은 악이지만, 악이 있는 것은 선이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악이 있도록 미리 정하셨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미리 정하지 않았다면, 악은 세상안으로 들어올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심지어 사람의 타락마저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다. 사람의 타락은 하나님의 공의와 함께 그분의 자비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