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용문

[인용문]자연인과 중생자의 차이-바빙크

V.D.M. 이스데반 2020. 11. 26. 15:43

경험에 의하면, 여러 경우에, 사람이 유행이나 공동체의 지위 등 온갖 요인들을 고려하여 자기의 이성과 의지를 수단으로 하여 자기의 죄악된 욕구와 맞서고, 그리하여 그것이 죄악된 행동의 형태를 취하지 못하도록 막는 일이 분명히 가능하다는 것이 사실이다. 자연인에게도 역시 충동과 의무, 욕구와 양심, 욕심과 이성 사이의 싸움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싸움은, 중생한 사람이 육체와 영 사이에서, 옛 사람과 새 사람 사이에서 계속해서 겪는 싸움과는 근본부터가 다르다. 자연인에게서 나타나는 싸움은 욕심이 터져 나오지 않도록 외부에서 그것을 막는 싸움이다. 그러나 이 경우 마음 속의 보루에까지는 침투해 들어가지 못하고, 악을 그 뿌리까지 공략하지도 못한다. 따라서 그 싸움이 악한 욕심을 억제하고 그것을 제한시키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그것을 내적으로 깨끗이 씻거나 새롭게 할 수는 없다. 욕심의 죄악된 성격을 전혀 바꾸지 못하는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이성과 의지가 때때로 욕구와 욕심을 억누를 수도 있지만, 이것들이 오히려 욕구에 억눌려 그것을 섬기게 되는 때도 자주 있는 것이다. 이성과 의지는 본질상 그 욕구를 대항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즐거워한다. 욕구를 부추기고 조장하며, 그것을 정당화하고 변호하는 것이다. 이성과 의지가 욕심에 이끌려 사람이 완전히 독립성을 잃어버리고 열정의 노예가 되어 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악한 생각과 악한 욕구들이 마음에서 일어나서 지성을 어둡게 하고 의지를 오염시키는 데로 나아가는 것이다. 마음은 너무나도 미묘하여 지성을 가진 머리를 얼마든지 속일 수 있는 것이다.

 

헤르만 바빙크, 개혁교의학 개요, 크리스천 다이제스트, 289-2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