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예수님만이 왕이시므로, 교회에서 그분만이 법을 제정하고 권위를 가지신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어느 누구도 감히 교리나 생명이나 교회의 정치에 끼어들어 마음대로 행동할 수 없습니다. 엄밀히 말해, 모든 일은 그리스도의 통치에 따라 발생합니다. 그분은 교회가 언제나 국가와 분리되기를 원하시며, 국가가 행정 당국에 의해 통치되듯이 교회가 교회의 권세에 의해 다스려지기를 원하십니다.
교회는 국가를, 국가는 교회를 다스리지 못합니다. 서로는 각자의 영역을 넘어서면 안 됩니다. 그러므로 교회 안에서 행정 당국이 조금이라도 교회의 권세를 지배하려는 모습이 나타나서는 안 됩니다. 교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왕 되신 분을 섬기는 태도로 규칙에 따라 이루어져야 합니다. 반면, 국가에서 발생하는 일은 모두 하나님의 주권을 반영하는 것으로서 권위적이며 위엄 있게 일어납니다. 사람이 교회를 지배하는 것은 적그리스도의 행위입니다(살후 2:4 참고). 또한 교회 회원들은 사람으로서 정부의 권세에 순복해야 합니다. 정부에 순복하지 않고 정부를 거부하며 반대하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을 거부하는 것입니다(롬 13:1-4 참고).
이와 같이 교회와 국가는 온전히 분리됩니다. 교회는 하늘에, 국가는 땅에 속합니다. 교회는 영혼에, 국가는 육신에 속합니다. 교회는 종의 태도로 섬기는 것으로 규정되므로, 지배하려는 태도를 가질 여지가 조금도 없습니다. 반면, 국가는 권위와 지배로 규정됩니다. 그러하기에 서로 상대의 일에 관여해서는 안 됩니다. 교회는 국가를 지지하는 데 힘써야 하며, 정부에 순종하도록 촉구해야 합니다. 한편, 정부는 교회 회원들이 그들의 왕의 율법에 따라 안전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교회를 모든 압박으로부터 보호해야 합니다. 바로 이런 모습이 실현되는 나라가 복된 나라입니다.
빌헬무스 아 브라켈, 그리스도인의 합당한 예배 1권, 지평서원, 989-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