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들어가기 위해 우리는 지적, 도덕적, 종교적인 자기 교만을 굴복시키는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십자가 밑에 선다는 것은 옳고 그름에 대한 자기 기준을 보편 규범으로 높이려는 우리의 성향을 뉘우친다는 뜻이요, 그 대신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들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십자가 밑에 선다는 것은 자기 의의 원천인 자아의 무죄성을 믿는 우리의 신념을 뉘우친다는 뜻이요, 도리어 자아의 타락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십자가 밑에 선다는 것은 우리가 사는 세계의 중심에서 우리 자신을 추방한다는 뜻이요, 그리스도를 영광의 자리로 높인다는 뜻이다. 십자가 밑에 선다는 것은 우리의 상습적인 자기몰두가 고질적인 이기주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는 뜻이다. 십자가 밑에 선다는 것은 우리가 자신에게 내리기 쉬운 낙관적인 평가보다 타락한 인생에 대해 우리를 겸허하게 만드는 하나님의 평가를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십자가 밑은 아무나 쉽게 설 수 없는 곳이며, 여기에 서려고 마음먹는 사람도 드물다. 대단히 많은 사람이 십자가를 완전히 망각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데이비드 웰스, 윤리 실종, 부흥과개혁사, 324-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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