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세례/성찬

어린이 세례라는 것이 점차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일단 현재 내가 가진 생각은 대충 이러하다. 세례는 언약 자손으로 받아야하는 경우가 있고, 자라서 직접 신앙고백 후에 받아야 할 경우가 있다. 보통 전자를 유아세례 후자를 성인세례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이런 경우가 있다. 자녀를 낳고 키우다가 늦게 복음을 듣고 믿게 되었는데 자녀는 7세에서 10세 정도 되었다. 그런 경우 유아세례의 시기도 지났고, 성인 세례를 받기에는 이르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세례의 사각지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그러면 유아세례와 성인세례 사이의 사각지대의 어린이들에게 세례를 주는 근거를 어떻게 부여할 것인가라는 점이 등장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성찬과 맞물리기 때문이다. 이 어린이들을 언약 자손의 입장에서 부모의 서약을 통해서 세례를 준다면 성찬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아니면 이 어린이들을 스스로 신앙을 고백하고 세례를 받는 성인 세례로 포함시킨다면 성찬도 열어줘야 한다.

 

언약 자손의 개념에서 어린이들에게 세례를 주고 성찬에 참여시키는 것은 성찬에 분별력을 가지고 참여해야 한다는 성경에 위배되는 조치다. 반면 성인 세례의 개념으로 어린이들에게 세례를 주고 성찬에서 배제시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그러므로 본인의 생각은 아래의 다섯 가지다.

 

1. 유아세례는 신자의 아기가 태어나면 가급적 빨리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유아세례의 연령을 굳이 연장할 이유는 없다. 그렇게 되면 유아세례를 느슨하고 방만하게 지킬 가능성이 들어올 수 있다.

2. 단, 각종 납득할만한 사유로  (위에서 언급한 예시도 포함하여) 유아시기에 세례를 받지 못한 어린이들은 예외로 두어서 언약자손(부모 한편 이상이 세례받은 신자일 경우)의 개념으로 입교전까지 어린이들에게 세례를 허용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성찬에서는 분별력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입교시까지) 배제된다. 

3. 10세 내외의 어린이를 성인세례의 개념으로 직접 신앙고백을 하도록 하고 세례를 주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인간의 통상적인 지적 발달단계를 고려할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와 맞물려, 의미를 이해하고 받아야 하는 성찬을 열어줘야 하는 부분도 함께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게 판단할 부분이다.

4. 그러므로 인간의 보편적인 지적발달을 고려할 때 성인 세례와 입교는 13세 정도로 낮출수는 있겠으나, 그 이하로 낮추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5. 성경에는 언약 자손의 개념에서 받는 유아세례와 신앙을 고백하고 받는 성인세례 외에는 없다. 그러므로 우리가 생각하는 어린이 세례는 전자와 후자의 갈림길에서 성경적으로, 신학적으로 정당하고 신중하게 판단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