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과 이방인 모두로 구성된 기독교회는 처음부터 만장일치로 일요일을 지켰다. 따라서 이 변화는 신성한 권위에 따라, 사도들과 교회들 사이에서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일어났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변경에 대한 특별한 명령을 찾을 수 없더라도 놀라서는 안 된다. 하나님은 구약의 모든 예식을 폐지하고 대체할 때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했다. 할례 폐지에 대한 공식적인 계명도 없다. 아이는 반드시 세례를 받아야 하고, 여성은 반드시 주의 만찬에 참여해야 한다는 등의 계명 역시 어디에도 기록되어 있지 않다. 유대 기독교인은 세례와 함께 할례를 오랫동안 계속 실천했다. "너희는 각각 부르심을 받은 그대로 하나님과 함께 거하라"(고전 7:24; 참고 17-24절). 성령은 능력이나 힘으로서가 아니라 점진적으로 교회를 새것으로 인도했고 교회가 옛것을 능가하게 했다. 옛것은 새것으로 대체되거나 새것에 의해 폐지된 것이 아니라, 새것 안에서 성취되고 통합되고 고양되었다. 따라서 할례는 세례에서 성취된다. 모든 의식은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된다. 일요일은 부활의 날이다. 구약에서는 먼저 일하고 그다음에 쉬는 것, 즉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양식이었다. 이제 우리는 먼저 하나님을 예배함으로써 힘을 얻고, 거기서부터 모든 일을 활기차게 수행한다. 그리고 안식일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하나님을 향해 올라가는 것이었다. 오늘날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넓은 세상으로 나아간다. 그때는 사람들이 올라갔으며 오늘날은 우리가 내려간다. 그때는 땅이 하늘을 향해 움직였으나 오늘날은 하늘이 땅으로 내려온다. 그때는 약속이었고 오늘날은 성취다. 그때는 기대였고 오늘날은 즐거움이다. 그때는 외부에서 내부로, 주변에서 중심으로 이동한다. 오늘날은 정반대다. 그때는 그림자였고 오늘날은 실체다.
헤르만 바빙크, 개혁파 윤리학 2, 부흥과개혁사, 371-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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