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죄를 아담의 첫 죄의 죄책(전가된 죄)이라는 관점과 그리고 (죄책으로 말미암는) 본성의 부패성(타고난 죄)이라는 관점을 아우르는 경우가 있고(우르시누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해설, 크리스챤다이제스트 97쪽), 본성의 부패성만으로 한정하는 경우가 있는데(칼빈 기강 2.1.8), 칼빈은 후자를 선호하고 있습니다(투레티누스의 설명, 변증신학강요 1.9.10-2). 원의의 결핍을 원죄로 보는 경우는 안셀무스에게서 발견된다고 우르시누스가 보고하고 있는데(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해설, 97쪽) 칼빈은 이런 정의가 약하기 때문에 수용하지는 않고 있습니다(안셀무스라고 밝히지는 않음, 기강 2.1.8) 리처드 멀러는 이런 것을 토대로, 원죄를 아담의 첫 죄에 대한 전가된 죄책과 본성의 부패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Richard Muller, Dictionary of Latin and Greek Theological Terms, Baker Academic, 221).
결론적으로 원죄를 죄책, 원의의 결핍, 본성의 전적 부패로 구성된다고 하여도 신학적으로 오류는 아니라고 봅니다(괜찮은 설명이라고 봅니다). 다만 소요리 문답은 그 문맥상으로보면 칼빈의 견해를 따르는 것으로 보이고, 그래서 질문에서 원죄의 구성 요소라기 보다는 죄성의 존재 자리를 묻고, 그것을 4가지로 나열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번역은 저의 것이 맞을듯 싶습니다. 특별히 소요리문답 18문에서 보아야할 어구가 “통상적으로 불리는”(commonly called)으로 사려됩니다. 통상적으로는 본성의 전적 부패를 원죄라고 본다는 좁은 의미의 원죄의 견해를 웨민 신학자들이 합의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대요리문답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제 생각에는 원죄를 그런 세가지 요소들(아담의 첫 죄의 죄책, 원의의 결핍, 본성의 전적 부패)로 설명할 수 있고, 또 죄책과 본성의 전적 부패로 나누어서 설명할 수도 있으나, 소요리문답(대요리문답 동일)은 좁은 의미의 원죄로써 칼빈의 입장을 따라서 본성의 전적 부패를 통상 원죄로 부르고 있음을 설명해 준다면 요리문답의 원래의 문맥을 잘 살린 것이라는 판단이 듭니다.
18문.
사람이 타락해 들어간 그 상태의 죄성은 아담의 첫 죄에 대한 죄책, 원의의 결핍, 통상 원죄라고 불리는 본성 전체의 부패, 이와 더불어 원죄로부터 나오는 모든 실제적인 범죄들 안에 있습니다.
The sinfulness of that estate whereinto man fell, consists in the guilt of Adam's first sin, the want of original righteousness, and the corruption of his whole nature, which is commonly called original sin; together with all actual transgressions which proceed from it.
(설명) 원죄의 구성 요소가 아니라 타락한 상태의 죄성이 존재하는 처소를 설명하는 문답으로서 4가지를 말하고 있음.
1. 아담의 첫 죄에 대한 죄책
2. 원의의 결핍
3. 통상적으로 원죄라고 불리는 본성 전체의 부패
4. 원죄에서 나오는 모든 실제적인 범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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