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로교회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1960년대가 이를 때까지 자기 교회의 신앙고백으로 받아들이지를 않았다. 한국 대부분의 장로교 교파들은 1960년대 말과 70년대 초에 이르러서야 총회에서 이를 교회의 신앙고백으로 받아들였다(고신이 1969년에 받음).
그런데 한국 장로교회 총회들이 1960-1970년대에 이르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교회의 신앙고백으로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이 신앙고백이 실질적으로 교회의 신앙고백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총회의 신앙고백 채용은 하나의 사건으로 지나갔을 뿐이고 교회의 실제 생활과는 상관이 없는 것이었다. 교회설립 시초부터 거의 일세기 동안 신앙고백과 먼 거리에서 살아온 교회가 갑자기 신앙고백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것을 귀중하게 여길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한국의 장로교회는 신앙고백을 형식적으로만 받았을 뿐이고, 지금도 이것이 교회의 생활과는 별 관계가 없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
한국교회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교회적인 공식 신앙고백문서로 채용했으나, 현재 이를 참고서 정도로 여기고 있는 형편이다. 목사와 장로 등 직분자들까지도 이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목사가 임직 시에 이 신앙고백 내용을 "성실한 마음으로 믿고 따릅니까?"라고 물음을 받고 "예"라고 답함으로 서약을 한다. 그렇다면 그가 가르치는 내용이나 설교의 내용이 이 신앙고백에 일치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 장로교회 목사 상당수의 설교들은 장로교 설교로서의 정체성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설교의 내용이, 개혁주의적이라기보다는 아르미니안적 경향을 띠고 있음을 보게 된다. ...
목사, 장로, 집사만이 장립 혹은 임직 시에 "신앙고백, 대, 소요리문답은 구약과 신약 성경에서 교훈한 도리를 총괄한 것으로 알고 성실한 마음으로 믿고 따릅니까?"라고 묻고 서약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일반 신자들이 세례를 받기 위해 문답을 할때는 교회의 공식적인 신앙고백에 관하여는 묻지 않는다. 단지, "예수가 구주임을 믿느냐", "교회의 치리에 복종하겠느냐?"라는 아주 초보적이고 보편적인 것만을 묻고 서약한다. 그렇기 때문에 세례를 위한 문답(신앙고백)을 한 분은 이런 과정을 통해 교적에 오름으로 장로교회의 교인이 될 뿐이지, 장로교회가 믿는 바를 믿고 고백함으로 장로교회 교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 한국장로교회가 가진 큰 문제가 있다.
엄밀한 의미에서 목사, 장로, 안수 집사들만이 장로교인이요, 일반 다른 교인들은 어느 교회라도 넘나들 수 있는 보편교인이 되는 것이다(물론 장로 집사도 신앙고백의 내용을 알지 못한다. 모르면서 임직 때 "예"라고 답하는 것은 "거짓 증거하지 말지니라"라고 한 제9계명을 범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현재 일반교인들은 아무 거리낌 없이 장로교회에서 감리교회로, 혹은 침례교회로 드나들게 된다.
허순길, 개혁해 가는 교회, 총회출판국, 224-227.
'개혁신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우리가 예정을 알 수 있는가?-안재경 (0) | 2025.11.09 |
|---|---|
| 부모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안정진 (0) | 2025.11.09 |
| 십계명이 빠진 예배-허순길 (0) | 2025.11.05 |
| 율법과 복음-볼턴 (0) | 2025.11.04 |
| 네덜란드 어린이들의 교회 생활-고서희 (0) | 2025.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