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데반의 걸음

주일예배에 다녀와서

V.D.M. 이스데반 2019. 12. 9. 10:35

개척을 중단하고 하나님의 부르심에 이끌리어 1월부터 기존교회에서 다시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다. 12월 한달은 동네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데, 고신측 교회에 다니고 있다. 100여명 모이는 교회인데, 찬양대도 있고 예배순서도 단순하고, 담임목사님의 설교도 은혜롭다. 눈물과 회개 그리고 부흥에 대한 내용을 엮어서, 감동있고 직설적으로 설교하셨다. 나도 눈물이 울컥했다. 회개와 부흥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내 심장은 잠잠하지 않는 것 같다. 평양대부흥 이야기는 늘 들어도 은혜롭다. 찬양대 석에 앉은 여성 한분도 눈물을 적셨다.
 
오후 예배는 지난주에 부임한 교육부서 목사님이 설교하였다. 예수님의 인격과 사역에 대한 기초 내용을 가지고 설교하였는데, 잘 다듬어지지는 않았지만 설교의 핵심이 잘 전달되었다. 교리문답 설교는 아니었지만, 교리문답 설교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고신측 목사님들은 성경 중심으로 잘 훈련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더 준비되고 더 다듬어 진다면 훌륭한 설교자가 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본문 해설과 교리 강해와 적용이 어느정도 구분되어 전달되었다.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리스도에 대한 설교를 나는 이곳 시골교회에서 들을 수 있었다. 둔탁하였지만, 그는 그리스도를 전하였다. 
 
오전예배 전에는 기타를 치면서 찬송가를 부르고, 오후예배 전에는 드럼도 치면서 고전적인(?) 복음송을 부르고, 예배순서도 단순하고, 표준적인(?) 개혁교회의 순서에 부합되지는 않지만, 나는 이 모든 것들을 2차적인 것들로 본다. 나는 이 일들 중 어느 것 하나도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서 책망받아야 할 요소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오늘날 개혁교회를 표방하며 교회를 개척 해나가는 많은 사람들을 존경한다. 악기도 달리 없고, 시편 찬송을 중심으로 하고, 복음송은 취급하지 않고, 드럼도 없으며, 개혁교회의 전통적인 예배 순서를 도입한다. 절기는 아예 취급을 하지 않는다. 성찬을 가급적 자주 시행하고, 연속 강해 설교를 하고, 교리문답 교육에 힘을 쓴다. 물론 나도 그들 중에 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나는 이것이 교회 개혁의 전부이거나 핵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단 한번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다. 다만 이런 움직임이 좀 더 순수한 교회를 세워나가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아마도 여러 사람들이 인정하겠지만, 그리고 종교개혁자들이 최우선의 관심을 둔 것처럼 나는 오늘날 교회개혁의 핵심은 설교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리스도를 좀처럼 전하지 않는데 있다. 전하더라도 매우 피상적으로 전하는데 있다. 설교에서 그리스를 전하지 않으면 사실 설교가 되지는 않는다. 오늘날은 초대교회때 처럼 단순하고 그리스도중심적인 설교가 매우 희소하다. 오늘 이 글을 쓰면서 스스로 다시 한번 다짐한다. 설교에서 어찌되었건 그리스도를 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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