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산책 159

그리스도인의 합당한 예배 전권을 읽고

빌헬무스 아 브라켈의 주저 전4권을 모두 읽었다. 어영부영하다 보니 몇 년의 세월이 걸렸다. 투레티누스의 보다 정치함은 떨어진다. 그러나 목회적 적용은 상당히 우렁차게 진술되어 있다. 이 부분은 설교에 있어서 개혁파 표준 설교법의 요체인 구별적 적용을 보여주는 것과 같다. 전반적인 어조는 부드러운 편이고, 핵심 사안이 아닌 부분에서는 중용적이면서도 의견 개진은 확실하다. 그야말로 스콜라적 기법과 목회적 적용이 어우러진 따뜻하고 실천적이며 유익한 책이라 할 수 있다. 당대 네덜란드에서는 일반 성도들이 읽었던 책인데 우리나라에서도 일반 성도들의 가정에 이런 책이 구비된다면 좋을 텐데, 이런 일에 관심을 가지는 목회자들이 희소한 형편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물론 책의 수준을 극복하는 문제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학산책 2023.11.02

중생과 설교-이스데반

10여년 전 중생교리에 관한 2부작으로 와 를 부흥과개혁사에서 출간해 주었다. 나는 의도적으로 두권 다 동일하게 마지막 부분을 설교에 관한 장으로 마무리했다. 전자에서는 설교가 추구해야할 방향성을 다루었고 후자에서는 스펄전을 모델로 하여 중생교리를 설교에서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를 소개했다. 이후 을 번역하여 출간하면서 마음에 와닿은 것은 바빙크는 이 책의 마무리를 설교와 관련지었다는 점이다. 바빙크는 중생 교리를 다루면서 회심적 설교와 회중적 설교의 밸런스에 초점을 두었다. 바빙크는 구별적 적용이라는 개혁파 설교의 장점을 구체적으로 다루지는 않지만 결국 거듭나지 않은 사람과 중생한 사람 사이에서 설교가 이 둘에 대한 균형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점들을 생각해 보면서 오늘날 중생 교리가 설교..

신학산책 2023.10.26

원죄에 대하여-이스데반

책을 읽다보면 조직신학이나 역사신학을 전공한 사람조차도 원죄를 아담의 첫죄로 서술하는 경우가 있다. 위키백과에도 2023년 10월 현재 그렇게 잘못 기술되어 있다. 일반적인 대화 중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으나 신학적인 의미에서는 원죄가 그렇게 이해되어서는 안된다. 원죄(Original Sin)는 기본적으로 아담의 첫 범죄로 말미암아 인류에게 전달된 부패한 본성을 말한다. (여기에 전가된 죄책과 원의의 상실을 포함시킬수도 있다). 그러나 아담의 첫죄=원죄라고 설명하는 것은 신학적인 의미에서는 옳지 않다. 관련링크 https://catechism.tistory.com/538 원죄의 정의-투레티누스 원죄는 어떤 때는 넓은 의미로 전가된 죄와 타고난 죄라는 두 부분으로 나누어서 이 둘 모두를 포괄적으로 지..

신학산책 2023.10.16

네덜란드 개혁교회와 십일조

네덜란드는 십일조가 없습니다. 대신 보편적인 교회들은 연간 소득을 구간별로 나누고 2~5퍼센트 정도 차등을 두어 세금을 걷듯이 집사들이 헌금을 걷습니다. 그리고 매 주일에는 구제헌금을 합니다. 예배당 스크린에 구제할 기관이나 사람을 띄워두고 오늘은 저곳을 위해 사용한다 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교회를 위해 쓴다고 한 적도 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하링크 교수에게 박사과정 사사중인 김정기님으로부터 받은 간단한 메시지 관련링크: https://catechism.tistory.com/1110 십일조-신득일 새 언약의 성도는 구약의 용도나 율법적인 의미에서 십일조를 내지 않습니다. 그 대신 다른 율법조항과 마찬가지로 그 정신을 따라서 복음과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정성껏 헌금을 해야할 것입 catechism.tis..

신학산책 2023.08.11

한 탈북자의 증언

한 탈북 여성의 증언을 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대한민국 땅에 들어와 국정원에서 조사를 받는 기간을 거치게 되었다. 잠을 자고 첫날 아침 식사를 하는 시간이었는데, 그간의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아침에 일시적으로 몸을 잘 움직일 수 없게 되어 다른 사람들이 식당으로 가는 중에 혼자 남게 되었다. 사정을 알고서 국정원 직원이 상에 음식을 이것저것 담아서 이분이 있는 방에 들어가서 드시도록 해 드렸다. 혼자 남아 따로 챙겨온 상을 받고 음식들을 보자 갑자기 눈물이 홍수 처럼 쏟아졌다고 했다.   첫째는 북한에서는 여성이 이런 대접을 받는 일이 없는데, 탈북해서 내려온 사람에게 이런 친절을 베푸는 것에 너무 감동되었다고 한다. 둘째는 언니와 오빠가 아사해서 죽은 것이 생각나서 펑펑 울었다고 한다.   하나님께서 왜..

신학산책 2023.06.27

신학논문들을 읽을 때 느끼는 아쉬움

이런 저런 신학 논문들을 읽을 때가 있다. 단편 논문집 같은 것을 읽을 때가 있는데, 신학적인 논구는 치밀하고 정확하게 펼쳐지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나 아쉬움이 남는 것은 그 논문들이 목회적 적용, 즉 교회적 실천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결론에서 보여주는 경우는 잘 없다. 조직신학논문이든 성경신학 논문이든 마찬가지다. 그런 논구 자체가 무의미하다고는 결코 볼 수 없을 것이다. 패커 박사의 말대로 신학자의 임무는 더러운 오염을 정화하여 교회로 순화된 물을 흘려보내는 것이니 말이다.  그러나 목회자들의 설교와 예배인도에서 이런 점들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제시가 논문마다 포함되어 있으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그래야 신학교의 바르고 정당한 성경적 신학이 교회 안으로 스며들 수 있을 것이다. 고..

신학산책 2023.06.26

복음서를 읽으며

예수님의 가르침은 때때로 매우 직선적이고 날카롭고 혁신적이다. 비록 비유로 말씀하셨으나 그 비유는 때때로 매우 맹백하여 사람들의 심령에 아로새겨진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어느 하나를 지향하고 있는데 그것은 하나님 나라다. 하나님 나라의 원리가 그의 가르침 속에서 강력하게 제시된다. 그래서 복음서를 듣고 깨닫는 자는 자신의 삶을 혁신적으로 바꾸든지 죄 가운데 그냥 살든지 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받게 된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쉽고 듣는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성찰하도록 이끌어 낸다. 성찰하지 않는 사람은 옛 행실 그대로 남고 깊게 성찰하는 사람은 변화된 삶으로 이끌림을 받는다. 그래서 예수님의 가르침은 다른 사람들과는 달랐다.

신학산책 2023.05.08

스펄전의 설교문을 읽으며

크리스챤다이제스트에서 번역한 스펄전설교전집 중 한 편의 설교를 읽었다. 한글로 번역된 설교지만 번역이 무리 없이 잘되어서 읽기에 좋았다. 한글로 읽었지만 스펄전이 강단에 서서 설교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스펄전의 설교를 읽으면 설교는 이런 것이구나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스펄전의 설교는 이 시대의 어떤 다른 설교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금방 느끼게 된다. 스펄전의 설교는 말 그대로 불붙은 논리 그 자체다. 그래서 강하게 설득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강압이 아니라 분명한 논리에 의한 탁월한 설득이다. 여기에 스펄전은 성령의 역사를 강력히 희망하면서 메시지를 전달한다. 스펄전은 중생이 자신의 역할이 아니라 성령의 역할임을 설교 내내 잊지 않고 있는 설교자다. 이런 설교자는 천년에 한번 나올만하다는..

신학산책 2023.05.03

영광에 대한 간단한 의미-이스데반

성경적인 의미에서 영광은 하나님의 거룩한 임재의 빛이다. 사람이 하나님께 영광돌린다라고 할 때 그것은 하나님의 존귀함을 높이며 찬송드린다는 의미다. 사람이 영광받는다고 할 때 그것은 하나님의 임재를 누린다는 의미다. 또는 사람이 높임을 받는다는 말이다. 일반적인 의미에서 "제게 영광입니다"라고 할 때 그것은 상대방의 인격을 높이며 그와 교제를 이룸으로써 자신이 명예롭게 된다는 겸손의 표현이다.

신학산책 2023.04.19